Q. 서재희 서퍼님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서울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제주도에 온 지 한 7년 정도 됐어요. 파도가 좋아서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프로서퍼 서재희입니다. 코코넛서프 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그전에는 어떤 일을 하시던 거예요.
그전에는 일을 안 했어요. 원래 서울에서 태어나서 쭉 살다가 수능 점수가 너무 안나와서. 학교 잘 가려고 재수를 했어요. 재수가 망해서 대학을 갔는데. 맨날 놀러 다니고 그러다가 어짜피 놀 거면 외국에서 술 먹고 노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호주로 워홀을 갔어요. 사람들이 제일 안 좋다고 말하는 케이스가 한국 사람들이랑 맨날 술먹고 영어도 못하고 돈도 못 모으는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그렇게 놀아야겠다 생각하고 갔거든요. 의외로 되게 재미있게 잘 지냈어요. 그러다가 마지막에 여행을 했는데 서핑을 알게 된 거죠.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여행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워홀을 또 가게 됐어요. 거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서핑을 하게 됐구요.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서핑을 훨씬 많이 하나보네요.
네. 훨씬 많이요. 거기는 할아버지들도 다 서핑 많이 하시고. 굉장히 대중적인 운동이예요. 한국에 들어오면서도 서핑을 어떻게 하지 찾아보다가 제주도에 있는 서핑 숍에 근무를 하게 됐죠. 이렇게 한 7년 정도 된 것 같아요.
프로서퍼 자격증 따신 지는 한 3-4년 된 건가요?
4년 넘은 것 같아요. 자격증이 만들어진 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처음 만들어지면서 등록을 바로 했거든요.
서핑도 국가대표가 따로 있는 건가요? 거기까지 도전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렇죠 해봐야죠.
영광이네요. 국가대표가 되실 분을 미리 만나다니요.
(웃음)
Q. 제주도에서의 삶이 궁금합니다.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안 좋나요?
안 좋은 점을 먼저 말하자면, 코로나 때문에 영업 제한 걸렸잖아요 요새. 근데 그런 게 있기 전에도 원래 가게들이 그 시간에 닫아요. 제가 지금 서귀포 쪽에. 중문에 있거든요. 10시인가가 넘으면 주유소가 다 닫아요. 그 시간에 주유를 하려면 1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야해요. 그러니까 주유를 할 수가 없는거죠. 또 제대로 된 클럽이란 것도 사실은 없고 제주도에 한 군데 생겼다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술 좋아하시면 불편하겠는데요.
또 집에서 먹으면 되니까 큰 상관은 없어요. 아무래도 저는 파도가 좋아서 있는 거라서. 근데 살면서는 편리한 삶이 좋거든요. 집 앞에 편의점 있고, 놀고 싶을 때 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택배도 보내고 싶을 때 보내고. 우체국도 너무 멀어요. 그런 삶을 좋아하는데도 적응하면서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서핑인 것 같아요.
서핑 자체가 너무 행복해서요.
네. 서핑이 먼저니까 그런 불편함은 감수하게 되고. 어느 정도는 그것마저 좋아지게 만드는 게 서핑의 힘인 것 같아요.
서핑 스팟도 여러 군데일텐데. 굳이 중문을 고르신 이유는요?
제가 타는 보드 종류가 좀 작은 거예요. 부력이 좀 작아서 파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되고. 파도 크기도 어느 정도 필요한데요. 한국에서 그런 파도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이 중문이고요. 거의 유일하게 들어오는 곳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여름에는 중문 만한 데가 없어요. 여름에는 파도가 남쪽에서 와서 중문이 제일 좋고요. 겨울에는 동쪽 북쪽에서 파도가 내려와요. 그래서 양양이라든지. 저는 겨울엔 보통 나가요. 올 겨울도 발리 다녀왔어요.
정말 서핑만 하는 삶이네요.
취미이자 특기이자 삶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게 서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