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꺾어서 버린 심정으로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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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튤립 매거진 4월호입니다.
3월 중순에는 도슨트계의 아이돌 김찬용 씨를 만나보았어요. 미술계에 15년 20년씩 있던 사람 앞에서 미술 얘기로 아는 척좀 할까 하다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기분이 들어서 간단하고 재미있을 만한 질문들만 하다가 왔어요. 물론 간단한 질문에도 답변은 그리 간단하지 않답니다. 흔히 도가 텄다고 하지요? 말에 있어서 도가 튼 사람이라 질문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더 깊고 넓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누락된 많은 것들까지 건드려줬달까요? 어쨌든 3월의 게으름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4월에는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튤립매거진이 되겠다는 말씀 전해드려요.
정태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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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9
글 정태홍, 사진 김찬용 제공
15년차 도슨트 김찬용은 도슨트 일과 각종 방송매체 출연, 강연, 자신의 유튜브 촬영 등의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붓을 꺾어서 버린 심정으로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란.
Kim Chan-yong, a 15-year-old docent, is busy working as a docent, appearing in various broadcasting media, lectures, and filming his own YouTube. How's like the mind to work with the spirit of breaking the brush and throwing it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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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작년에 한창 코로나가 이슈되고 예민할 땐 도슨트 운영도 안 됐었는데 지금은 다들 어떤 식으로든 운영을 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열심히 다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로이 리히텐슈타인>전이랑 주말에는 마티스 전시도 하고 있구요. 4월부터는 예술의 전당 1층에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이라고 영국 예술가 전시를 하는데 그쪽에서도 근무합니다.
계속 일정도 있으시고, 유튜브도 혼자 다 편집해서 올리시는 건가요?
그게 한 5년 전에 시작했거든요. 처음 2-3년정도는 혼자 하다가 이제는 편집자 분과 함께 하고 있어요. 함께 책을 냈던 출판사에서 생겨난 연이예요. 저는 찍고 그쪽에서 편집해 주시고. 그 외에 계약이나 관리도 해주시면서 같이 일하고 있어요.
바쁘실 것 같아서 여쭤봤어요.
아시는 것처럼 유튜브는 한 달에 한 두개 겨우 올라가는 수준이어서, 그렇게 빡세게 하지는 않죠. 미술관은 일주일에 3번 나가고 있구요. 고정으로 라디오 2개 하고 있어서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하고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하고 있구요. 강연이나 미술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가끔 하고 있어요. 어짜피 소속 없는 프리랜서다보니 계약되는 일들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미술 라이브 커머스는 처음 알았네요.
그렇죠. 예전에는 전시 한 번 잘 열리면 50만 명이 왔다 가는데. 요즘에는 관람객도 많이 줄어들고 그런 전시공간도 많아지고 하니 마케팅을 아무리 해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서. 라이브 커머스로 티켓을 할인 판매한다던지 하며 홍보를 많이 하는 것 같더라구요. 생각보다 효과적으로 먹하고 있고 요즘에는 연예인을 섭외해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요.
거기서 도슨트님이 쇼호스트처럼 진행하는 건가요?
쇼호스트와 함께하는 경우에는 그 분이 판매적인 얘기를 하면 제가 옆에서 전시 소개나 작품 소개를 하는 형태가 있어요. 연예인과 하는 경우 그 연예인 분이 쇼호스트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경우는 적극적으로 판매를 유치하기 보다는 교양 콘텐츠처럼 진행되는 거죠.
데일리 루틴이 있으실까요
제가 뒤늦게 MBTI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할 때마다 ISFP가 나오더라구요. 그 특성으로 나태함, 즉흥적, 이런 게 있어서요. 진짜로 뭘 계획하면서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쉴 수 있을 때는 완전히 퍼져서 잠만 자는 수준이구요. 일적으로도 그렇고 저만큼 루틴이 불규칙한 사람도 없는 수준일거라서 저는 잠 오면 자고, 깨면 일어나서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집중 안 되면 다시 쉬거나 이런 캐릭터예요.
되게 의외네요. 15년차 도슨트는 딱 딱 정해진 삶을 살 줄 알았어요.
저도 예전에는 TV 보면 성공한 사람들이 정리 정돈 잘하고, 자기만의 패턴과 루틴이 있고, 그런 걸 따라도 해봤는데 이젠 엄청난 성공보다는 좋아하는 일 하면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었다보니까. 스트레스 안 받고 그냥 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라는 관점으로 살고 있어요. 가끔 한 번씩 기분 좋을 때는 집도 정리하고 패턴 맞춰서 지낼 때도 있긴 해요. 대신 어제같은 경우에는 막 조찬 강연을 하는데 새벽 5시에 출발하기도 하고, 어쨌든 그 루틴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
최근에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루틴보다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거요. 개인적인 목표도 있으세요?
도슨트로 뭘 이루고 싶냐는 말같은데요. 저는 늘 얘기하는 게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하게 사는 거고. 이왕이면 재미있는 일 해야 인생이 행복할 거고, 그러니까 제가 만약 어느 날 쉬고 싶으면 그냥 계약 안하고 전시를 쉬어도 되는 거고 이런 게 가능하다 보니까. 그리고 저는 특성 상 사람들하고 너무 깊게 하나의 목표를 위해 사업체처럼 일하는 게 잘 맞지 않더라구요. 같이 하는 것도 각자의 롤에서 움직이는 정도까지가 편해서요. 저희 유튜브 팀도 각자 할 거 하다가 정말 중요한 계약이나 회의가 필요할 때만 모이는 수준이어서. 아무튼 제 인생의 목적은 일단 행복하게 사는 거고 사실 최초의 일 시작할 때 내가 이 정도만 벌면 그래도 만족할 수 있겠다는 수치에는 도달해 있어서 이제 이걸 어떤 식으로 유지할까가 고민이죠.
수익이 명예와 비례하지는 않나보네요. 도슨트 중에서는 가장 유명하잖아요.
5년 전까지만 해도 이걸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재능기부나 부업 수준이었는데 요즘에는 미술판 안에서도 관심 갖는 기획사 대표들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 수요가 생겨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많아졌고. 그 중에는 저랑 다른 형태로 약간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어서요. 그러니까 좀 더 관심받을 수 있는 형태로 활동할 수도 있으니 지금은 많이 활성화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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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일에 관한 질문인데요, 기억에 남는 전시 딱 하나만 꼽자면요?
사람과의 만남이 제일 좀 임팩트 있었던 건 문재인 대통령님이 대통령 되기 전에 일대일로 안내할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직업으로 인정 못 받던 시기였는데, 방송 촬영까지 잘 수행하면서 기획사 대표가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이후 얻은 기회들이 좀 많아졌어요.
그냥 미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얘기하면요. 제가 출간한 <김찬용의 아트 네비게이션>에서 소개하는 개념 예술가가 있는데, 15년 동안 늘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얘기하는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예요. 그 작가 작품 꼭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없어진) 플라토미술관에서 한국 첫 회고전을 하게 됐어요. 주류 예술가는 아니다보니 그 전시가 다시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저는 도슨트를 직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페이를 주지 않는 전시에선 도슨트를 안 하는데 그때는 너무 그 전시에 속해보고 싶어서 제가 먼저 연락해서 ‘좋아하는 예술가인데 혹시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재능 기부도 좋으니 현장에서 한번 안내하고 배워보고 싶다’ 라고 말했더니, 만나서 얘기하고 결국 근무를 했었는데요. 너무 좋았죠. 맨날 일찍 가서 그렇게 궁금해하고 좋아하던 작품 보고. 안내할 때도 즐겁게 해서 개인적인 만족도가 너무 높았어요.
되게 행복한 순간이었겠네요.
괜히 일찍 가서 보고 앉아 있고. 또 그 전시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아니다보니 관람객도 별로 없어서. 진짜 조용하게 막 수다 떨듯 얘기할 수도 있고 여러 모로 되게 편했죠. 물론 많은 관람객이 오는 건 기획사 입장에서는 좋은 거고 저도 그 기획사를 위해 일하는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긴 해요. 대신 들으시는 분들이 서로 불편해하는 경우도 생기고 안전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안내하는 입장에서도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의 폭이 확 줄어들어 아쉬워지기도 하죠.
‘자코메티라는 사람은 연애할 때마다 상대방의 나이가 10년씩 줄어들고 되게 매력적인 사람이다’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런 맥락에서 도슨트님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게 그렇게 이어지나요. 자코메티전 현장에서 얘기할 때는 매력이 있는 사람인데 나쁜 인간이라고 했거든요. 연애 상대가 바뀌며 상대방한테는 계속 상처를 줬던 부분이 있고. 예술가의 도덕성과 예술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하는 내용이죠. 이를테면 현대의 도덕성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문제가 있는데. 그 가치관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측면이 있어서 이걸 어떻게 볼 지는 자기 선택 같다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했었던 거구요.
그런 맥락이 있었군요.
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모호한데. 도슨트 안내하는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특성은 ‘중립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과하게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걸 기조로 두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과거 도슨트 중에는 본인이 큐레이터가 된 것처럼 전문용어를 남발하고 지적으로 보이는 데 심취하는 분도 있었고. 반대로 요즘에는 너무 관심받고 박수 쳐주고 하니까 관람객에게 너무 빠져서, 기획자나 작가의 방향성과는 다르게 하고 싶은 얘기만 한다거나 하기도 하고요. 저는 최대한 중심을 지키려고 고민해서 그게 듣는 분 입장에서는 담백하게 느껴져서 좋아하는 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대신 사실 미술계에서 일할 때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는 거고 실생활에서는 똑같죠.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이잖아요. 목소리나 옷차림 등 외적인 모습도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게 담백함 개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검은색이나 무채색만 입는 것도 시각 예술 분야이기 때문에 안내자는 그걸 잘 전달하는 게 목적이지 튀기 위해 노력하면 안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관람객을 위해 팬 서비스를 해주는 거에 대해 얘기하시는 분도 계신데. 사인도 해주고 뭐도 해주고 그러는데 각자 성향 차이인 것 같구요. 저는 도슨트 때문에 전시 찾는 거는 시작부터 잘못된 거다. 그 작가에게 호기심이 있어야지 예를 들면 봉준호 감독이 좋아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큐레이터의 기획이 궁금해서 볼 수도 있겠는데 무슨 아이돌 팬덤처럼 도슨트 좋아하니까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고 온다면 잘못되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 관람객이 그런다면 뭐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절제된 사람이라는 느낌도 들고 개인적으로도 그런 성향이신 것 같은데요.
사람마다 잘 맞는 성향이 있죠. 이런 성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시고. 반대로 인간적이고 엮이고 감정적인 무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너무 차갑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어서요.
미술을 전공하셨는데요. 작가생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신가요?
저는 졸업할 때 완전히 붓을 꺾어버렸구요. 붓 꺾으면서 작품을 다 모아서 버려버렸어요. 예전에 홍경한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 공감했던 게. 비평가 시작하실 때 자기 작품 다 모아서 불태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이 길을 선택할 때는 국내 미술계에서 직업으로 아예 인정을 안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하다가 잘 안 되면 자기가 예전에 했던 거 다시 할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그 단초를 아예 없애버리기 위해서 20대때 어쨌든 대작까진 아니더라도 고민하고 시간 투자했던 그 결과물들을 다 버린거죠. 그걸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림을 그리겠다. 다시 예술을 하겠다. 이런 마음은 없습니다.
배수의 진같은거네요.
영화도 되게 좋하시는데요. <작가 미상>이랑 <마네의 제비꽃 여인> 정말 재밌게 봤어요. 추천 좀 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뭐가 있을까요. 딱 떠오르는 영화는 없어서, 최근에 사실 영화를 많이 못 보기는 해서 오히려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라고 사이 구어 치앙이라는 중국 아티스트가 자기 평생의 꿈이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담긴 다큐가 있는데 그거하고. 또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이라고 그건 시리즈로 나오는 건데, 제가 ‘올리퍼 엘리아슨’이라는 예술가도 좋아하거든요. 그 에피소드도 재밌게 봤어요.
다른 얘기지만 붓을 꺾어버렸다는 말이 계속 맴도는 것 같아요. 졸업을 15년 전에 하신 거죠?
그쯤 됐죠. 졸업하자마자 바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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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향을 잃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와 제 주변의 많은 사람도 그런 편인데 그래서 맴도는 것 같아요. 방향을 잃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으실까요.
저는 대충 성향 들어서 아시겠지만 계획짜고 목표 세우고 실행하는 사업가 같은 스타일은 아니라서. 훨씬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경험하는 스타일이다보니 방향성이라는 게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가고있는 게 그냥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 흘러가는 방향 속에서 좀 더 고민하면서 좋아하는 걸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 아니면 쉬어버릴 거라면 제대로 쉬는 것도 용기잖아요.
"지금 쉬면 나중에 동력을 얻을 것 같아 근데 이게 위험할 수 있지만 한번 해볼래"라고 하는 것도 용기잖아요. 그래서 저는 진짜 경험하고 찾고 있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예 그냥 멍 때리고 쉬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또 자기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또 생각을 해서요. 각자의 운명이든 운이든 그에 따라서 좀 더 빨리 찾던 늦게 찾던 그 속도만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계속 쌓아 올리기만 하면 어떤 식으로든 그 길은 만들어지지 않는가.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도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요 전혀 만들어지지 않은 길을 가는 것 또한 본인이 선택하고 거기에 만족할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이미 잘하고 있는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되게 인상깊은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전시에 대한 소개와, 괜찮으시다면 서울슾 근처 좋아하는 맛집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가 입맛이 안 디테일해요. 이 직업 특성때문이기도 한데요.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드리면 10년 동안 수익이 없는 일이었잖아요. 최소 실비를 주는 형태다 보니까 하루 종일 일해봤자 2만 원 주고 이런 식이었었거든요. 어쩔 수 없이 아낄 수 있는 건 식비였어요. 그 10년 가까이 버릇된 게 맨날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하고 주스. 아니면 도시락을 싸거나 하는데 그마저도 성격하고 안맞고 힘들어서요. 그래서 항상 돈을 모으고 생존하듯 먹는 스타일이었어요. 예전에 퇴근해서 집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장 골목이었는데 막 옆에 떡볶이니 뭐니 다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그 분식 같은 거 얼마든지 사 먹을 수도 있는데 그걸 사 먹으면 사고싶은 책을 사기 위해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였죠. 그 15분 정도 되는 길을 올라가는 데 막 그 먹고 싶은 것들을 참으면서, 속으로 되게 굴욕적이었거든요. 그때도 이미 30대였는데 지금 떡볶이 핫도그 하나 사 먹는 거 가지고 아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내 인생은 잘못된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올라갔는데, 그걸 참고 집에 도착했을 때 되게 뿌듯했거든요. 지금도 사실 그 버릇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라서요. 김밥 한 줄 먹고 살고 이런 건 아니지만 생존을 위해 먹는 스타일이라서 진짜 죄송하게 맛집은 네이버에 정말 잘 나오니까 혹시 데이트 오실 거면 검색하시면 무궁무진하게 주변에 많다 정도만 아시면 좋을 것 같고.
전시 소개는 이제 도슨트 시작할 때 늘 말씀드리는 건데 이 전시는 말씀드린 것처럼 재단이 인증한 전시이긴 한데 유화원작이 있는 게 아니라 오리지널 포스터라고 얘기하는 그 시기에 제작된 포스터랑 판화 중심으로 되어 있는 전시라서요. 작품에서 시각적으로 뭘 느껴야지 하고 오시면 약간 아쉬울 수 있어요. 그런데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예술가를 좋아하고, 공부해서 이 사람의 다양한 예술 세계의 변천 과정이나 그 연구에 대해서 한 번 보고 싶다. 그러시면 오히려 관람객이 너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아서 추천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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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매거진 (TULP MAGAZINE)
Letters From Tulp
<Letters From Tulp>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 주목할 만한 문화의 흐름이나 멋진 공간 등을 소개하는 글들로 이어져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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