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로프는 코뮌의 공장에서 기술자로 살았다. 1966년 그가 일하던 공장이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 예술적 활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가 영화 제작을 위해 지급 받은 카메라로 부인의 누드를 찍은 사진이 KGB에 발각되면서 공장에서 퇴출된다. 이를 계기로 미하일로프는 주류 사회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만의 시각으로 소비에트를 기록한다.
자신만의 시각, 그의 사진 활동은 거의 위법에 가까웠다. 소비에트 정권은 개인의 카메라 소지를 금했으며 아름다운 풍경과 선전 사진 외에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 가지 금지사항이 있었다.
- 2층 이상 높은 위치에서 촬영 행위 금지. 허가 없이 군사 시설, 건물, 철도 등 촬영 금지
- 체제 비판적인 어떤 사진도 금지
- 나체를 묘사하는 사진은 금지. 고전 회화 그림만 인정.
미하일로프는 오래도록 사진을 찍었으나 한 가지 방식으로 일가를 이루진 않았다. 마치 현대의 상업 사진가가 매거진의 화보를 찍듯이 시리즈마다 전혀 다른 기법을 도입했다. 이중노출과 연출 사진, 사진 위에 물감으로 색을 입혔고, 자신의 논문 종이에 사진을 붙이고 글씨를 쓰기도 했다. 방법은 달랐지만 조국의 추하고 혼란한 모습을 담는 건 동일했다.
“인식의 유일성이 타당한지를 의심하기 위해서 복수의 이미지, 연속 사진, 연작 등
모든 기법을 동원한다”
-열화당 사진문고 <보리스 미하일로프> 3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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